이주열 총재 ‘긴축발작’ 경고...금리인상 예고편인가
이주열 총재 ‘긴축발작’ 경고...금리인상 예고편인가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6.0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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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긴축발작’ 경고에 나섰다. 한미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던 이주열 총재가 불과 석달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2018년 BOK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 운용 시 자국 정책의 여타 국가로의 전이(spill-over)와 그로 인한 자국 경제에의 영향(spill-back)까지 고려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세계경제의 동조화를 언급했다. 
 
▲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긴축발작' 경고에 한국경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또 그는 “각국의 금융과 교역이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어, 특히 주요국의 경우 자국 정책의 변화가 국제금융시장과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다시 국내로 되돌아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2013년 긴축발작(Taper tantrum) 당시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신호가 신흥시장국에서의 급격한 자본유출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다”며 “최근에도 미국 금리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의 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급격한 자본이동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제기했다. 
 
긴축발작은 2013년에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양적 완화 축소를 제기하면서 나온 말이 이 총재 입에서 다시 거론 된 것이다. 
 
미국 금리가 인상할 경우 신흥국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서 ‘탠트럼(tantrum)’이 올 수 도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신흥국 6월 위기설과 맞물려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신흥국에 달러화 자금유입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채권과 통화의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지금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반면, 미 재무부는 국채를 늘려 재정수지 적자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정책에 따라 최근 들어 안전자산 수요증가와 미국의 달러화 강세 등으로 신흥국으로 유입되었던 자금이 유출되어 신흥국은 통화가치와 채권가격 하락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거시경제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속도를 조절하던 미국 연준은 자국의 국채 발행 확대로 신흥국 불안이 커지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에 직면했다. 
 
관련,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2∼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재정정책 효과를 고려하여 연준이 대차대조표 정상화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전세계 달러화 유동성 부족사태를 진정시켜 신흥국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견해와 맞물린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주열 총재의 ‘긴축발작’ 경고는 신흥국 6월 위기설에 대한 준비와 아울러 미 금리 인상에 대한 한국 기준금리 인상의 불가피성 측면을 고려한 발언이 아닌가 추측된다.
 
미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 갭이 0.25%에서 0.5%로 확대될 경우 자금유출 가능성은 지금 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또 이날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의 기조를 평가하는 데 가늠자 역할을 해주는 중립금리가 위기이전보다 상당 폭 낮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중립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했을 때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렇게 되면 정책금리가 하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게 이주열 총재 시각이다.  
 
또한 중립금리는 인구고령화, 생산성저하, 안전자산 선호 성향 등 주로 장기 추세적 요인으로 인해 낮아진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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