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내역 공개...급변동시 시장안정조치 발동

임권택 기자 | 기사입력 2018/05/18 [09:41]

환율 내역 공개...급변동시 시장안정조치 발동

임권택 기자 | 입력 : 2018/05/18 [09:41]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외환시장 내역을 공개키로 했다. 

 

한국 외환 시장 공개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자료를 공표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은 공개된 통화 정책 목표의 신뢰성과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안착을 강화함으로써 한국의 인플레이션 목표 체계를 제고할 것"이라며 "유연한 환율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은 외부와 내부 조정도 용이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  한국 외환 시장 공개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자료를 공표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사진=IMF홈페이지)

 

1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 경제장관회의에서 환율을 2018년 하반기와 2019년 상반기에는 반기별로, 그 후에는 3개월 단위로 공표하기로 결정했다. 

 

외환 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순 거래액만 알리고, 공개시점은 해당 단위 기간이 지난 뒤 3개월로 정했다고 밝혔다.

 

공개에 따른 충격과 적응 기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여 정부는 단계적 공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만, 개입기간 종료 후 공개까지 3개월 이내의 시차를 두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동연 기획재정부 부총리는 "어떤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급격한 쏠림이 있을 때 시장안정조치를 한다는 기존 원칙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한국은 그간 외환시장 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우리 외환정책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IMF 등 국제사회는 시장안정조치 내역 공개 등 외환정책의 투명성 제고를 지속 요구해왓다. IMF는 2016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적절한 시차를 두고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할 것을 권고했고, 2017년 이사회에서도 관련 내역 공개를 권유했다. 

 

특히, 美 환율보고서도 우리 외환정책의 투명성 제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지난 4월 환율보고서에서는 우리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신속히 공개할 것을 직접적으로 권고하는 등 직접적인 압박을 했다.

 

현재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34개국)가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하고 있으며, G20 국가도 대부분 공개하고 있다.

 

G20 국가중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남아공,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6개국만 비공개 국가였는데 이번 조치로 한국도 공개국가로 포함됐다. 

 

이와 관련 김동연 부총리는 "외환시장 안정조치 공개가 기본적으로 가야 할 방향은 맞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했고 경제 성숙도를 고려할 때 내역 공개를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 권고, 시장 참가자, 전문가 의견을 내부적으로 검토했고 경제현안 간담회 논의, 한국은행과 협의도 거쳤다"고 밝혔다.

 

환율을 공개하기로 하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도 그간 우리 외환시장은 양적ㆍ질적으로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환시장 규모는 1997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 시행 이후 98년 11억불에서 2017년 228억5천만불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원화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자본거래가 자유로운 통화로 평가되어 신흥통화 중 거래가 가장 활성화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최저 39억불에서 현재 사상최고치인 3,984.2억불(2018년 4월말)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에 따르면, 시장 충격 발생시 외화유동성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외채 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총외채에서 단기외채비중은 97년말 36.1%에서 2008년 47.1%, 2017년말 27.7%로 낮아졌다. 보유액에서 단기외책 비중은 97년말 286.1%, 2008년 74.0%, 2017년 29.8%로 위기시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

 

그동안은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 외환정책의 효과성 등을 감안하여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비공개했으나 시장안정조치 내역 비공개로 인해 정부 외환정책에 대한 일부 오해가 상존하여 공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사실 그간 미세한 조정으로 인해 주요 선진국으로부터 오해를 받아 왔다.

 

일부 시장참가자들도 당국의 비대칭적 개입을 전제로 거래 하면서 오히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현재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평가하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기준은 없다.

 

이에 2015년 미․일․호주․싱가폴 등 12개 TPP 참가국들은 공동선언문에서 경쟁적 평가절하 및 환율 타게팅을 지양하기로 하면서, 외환정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보유액, 시장안정조치 내역 등 7가지 정보를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정보는 이미 공개 중에 있다. 특히, 국제수지․통화량․수출입 등 3개 지표는 TPP 합의보다 공개주기 및 시차를 더 짧게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추가 공개할 경우, 우리 외환정책의 투명성은 TPP 공동합의문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는 결과다. 

 

이번 정부의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는 우리 외환정책 운영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외환당국의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이용한 투기거래 가능성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시장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투기에 의한 과도한 쏠림현상 발생시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 했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50%나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원화절상이 급격하게 진행될 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부는 기본적으로 환율 변동은 시장에 맡기고 급변할 때만 미세 조정하는 이른바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을 원칙으로 삼았다. 

 

더구나 환율정책이 공개될 경우 국제 헤지펀드 등 공격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과거 1985년 플라자 합의에 따른 엔화 절상으로 일본경제가 추락의 길을 걸었던 사례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의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악몽도 떠오른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로 안정장치를 마련하는게 중요하다. 또한 수출기업은 환율차익에서 이제는 제품의 품질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 외환시장 투명성 관련, 국가는 물론 기업들에게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IMF 체제가 우리에게 선진제도 도입의 기회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전환을 가져왔듯이 이번에도 경제체력을 다지는 등 성장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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