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 주간 2교대 실시한 쌍용차…'저녁이 있는 삶' 가능

황병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4/26 [11:34]

30년만 주간 2교대 실시한 쌍용차…'저녁이 있는 삶' 가능

황병우 기자 | 입력 : 2018/04/26 [11:34]

심야근무 해소와 신차 렉스턴 스포츠 인기…직원 만족도 및 생산성 크게 올라

▲ 100% 자동화된 공정에서 렉스턴 스포츠 차체 용접이 로봇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차체 생산라인은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 무인으로 가동되고 있다. (사진=쌍용차)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쌍용차의 최근 분위기 심상치 않다. 큰 어려움을 겪은 후 티볼리와 렉스턴의 인기로 다시 일어서고 있는 것도 있지만, 올해 새로운 근무 제도의 도입으로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30년만에 도입된 근무 제도로 인해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다. 일부 직원들은 운동은 물론 요리학원에도 등록하는 등 자기계발에도 나섰다.

 

본지는 25일 티볼리와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브랜드 등 쌍용차의 모든 차량들이 생산되는 평택공장을 방문해 렉스턴 스포츠의 생산과정을 둘러보며, 생산 라인 주변의 현장 분위기를 확인했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1979년에 준공됐다. 약 26만평의 부지에 2개의 차체 생산 라인과 3개의 조립 라인을 갖췄으며, 연간 25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쌍용차에는 평택공장을 포함해 현재 사무관리직 1700명과 생산기술직 3244명 등 총 4944명이 근무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과거 큰 어려움을 겪던 때에 발생한 해직자들의 복직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이다. 

 

쌍용차는 2014년 이후 티볼리 브랜드, G4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의 출시로 생산능력 확충이 필요해지면서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탄력적인 생산체계 마련와 함께 지속적인 복직을 시행하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이 시기에 맞춰 지난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하게 했고, 2016년 40명, 지난해 62명에 이어 올해에도 26명을 복직시켰다.

 

▲ 완벽한 품질을 위해 로봇에 의해 용접된 렉스턴 스포츠 차체를 작업자들이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지난 2일부터 평택공장 조립 1라인과 3라인에서 철야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8+9시간)제도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30년만에 시행되는 것으로 직원 만족도는 물론 생산성도 크게 올랐다.

 

주간조는 오전 7시~오후 3시40분 까지 근무하며 잔업은 시행하지 않는다. 야간조는 오후 3시40분~오전 12시30분까지 일하며, 잔업은 1시간만 가능하다. 

 

최대 11시간씩 일하던 노동시간이 8시간대로 줄어든 것으로, 노동 시간은 줄었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크게 향상됐다. 하루 기준으로 기존보다 약 40여대를 추가로 생산하게 됐다.

 

쌍용차 노사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정부 방침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근무형태 변경에 합의했다.

 

쌍용차가 30년만에 주간 연속 2교대 제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티볼리 브랜드와 렉스턴 브랜드의 판매와 흥행이 뒷받침됐다. 

 

티볼리 브랜드를 생산하는 조립 1라인과 렉스턴 브랜드를 생산하는 조립 3라인은 최근 들어 생산 물량을 늘려야 했다. 올해 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의 인기로 계약에 비해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횄기 때문이다.

 

렉스턴 스포초는 지난 3월까지 누적 계약 2만대 이상을 기록했고 이 중 대기물량은 1만대 가까이 된다. 계약 고객은 실차를 출고하는 데 까지 3개월 가량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쌍용차는 설명했다.

 

쌍용차는 렉스턴 브랜드를 생산하는 평택공장 조립 3라인의 주간 연속 2교대 제도의 시행으로  연간 생산물량이 1만대 이상 확대되는 만큼 빠르게 적체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 평택공장 조립 3라인 근무자들이 렉스턴 스포츠의 쿼드프레임에 엔진과 변속기 등을 비롯한 동력계통을 장착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쌍용차의 주간 연속 2교대 제도 시행에 따른 평택공장 직원들의 만족도는 상당한 것으로 느껴졌다. 인터뷰에 나선 직원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보였다.

 

평택공장 차체2팀에서 근무하는 조병호 기술수석은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주야 2교대 근무를 오래했는데, 심야 근무가 정말 힘들었다"며, "여가시간이 생겨서 운동이나 요리를 배울 수 있고, 가정에 충실할 수 있어서 맞벌이 부부로서는 매우 기쁘다"고 속내를 밝혔다.

 

렉스턴 스포츠의 높은 인기에 따른 평택공장 직원들의 기대감도 살펴볼 수 있었다.

 

차체2팀 경의석 기술수석은 "주간 연속 2교대 제도의 도입으로 렉스턴 스포츠의 적체 물량을 빠르게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직원들의 삶의 질이 올라가면서 2분기에 렉스턴 스포츠를 통해 적자를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 전까지 주말 특근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며, "주간 연속 2교대를 통해 생산성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올해 생산목표 달성은 충분하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직원은 주간 연속 2교대 제도 시행에도 불구하고 임금 등과 관련해 크게 변화된 부분은 거의 없다면서, 삶의 질이 매우 향상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조립 3팀 신희균 기술선임은 "출근은 전보다 일찍 하지만, 그만큼 퇴근도 빨리 하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물론 개인 여가시간이 많아졌다"며, "주간 연속 2교대 근무를 하니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평택공장 조립 3라인 근무자들이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쿼드프레임에 차체를 결합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쌍용차는 주간 연속 2교대 제도를 도입하고 시행하기에 앞서 평택공장의 생산 시스템을 하나 하나 개선했다.

 

곽상환 차체2팀장은 "근로자들의 노동강도 부담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높이고자 설비 보완이나 작업 재편성 등을 통해 비효율적 생산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공장의 공정 중 차체 생산 라인에서 100% 용접 자동화를 통해 고장력강 용접 품질을 강화했고, 금형 세팅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했다.

 

또 작업자가 하던 외관 부품 장착 공정을 기계를 활용한 자동화 방식으로 바꿨으며 차체 정밀도 관리를 위해 3차원 정밀측정기를 도입했다.

 

쌍용차는 이 같은 시스템 개선과 주간 연속 2교대의 본격 시행으로 평택공장 라인 전체의 생산성이 평균 7.6%가량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생산물량 증대와 맞물려 30년 만에 새로운 근무형태를 도입하게 됐다"며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와 함께 '삶의 질'도 끌어올리고 생산성을 함께 높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이 평택공장의 현황과 주간 2교대 도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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