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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토지공개념과 정부의 부동산시장 개입

권호근 교수 | 기사입력 2018/04/16 [10:48]

[특별기고]토지공개념과 정부의 부동산시장 개입

권호근 교수 | 입력 : 2018/04/16 [10:48]

 

[파이낸셜신문=권호근 교수]토지의 공개념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개입이란 개념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 시장경제체제는 자원의 희소성으로 발생하는 경제문제를 시장의 가격기구로 해결하려는 경제제도이다.

 

이는 영국의 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이래 알프레드 마샬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 년 지속되어온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의 주장이었으며 현재 미국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는 경제사상의 원천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는 경제행위를 하는 인간들이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합리적 경제인의 가정이고, 두 번째는 시장의 가격들이 신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이 두 가지의 전제 조건들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장의 실패라는 개념이 대두되었다.

 

시장의 실패는 경제문제들을 시장의 가격기구에 의해 해결할 경우 그 결과가 우리가 바라는 효율성과 공평성을 동시 달성하기가 힘든 상황을 말한다. 특히 시장경제체제는 소득분배의 공평성을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정당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할 경우 임의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이른바 법치주의에 입각해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실패가 발생해야하고 그 절차도 법률을 제정해야 정당성이 확보된다.

 

상기에서는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였다. 그러면 부동산시장, 특히 토지시장에서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였는가? 학문적으로 부동산, 특히 토지는 그 자연적 특성으로 인해 시장의 실패가 가장 발생하기 쉬운 재화이다.

 

예를 들면 부증성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토지가 인간의 노력으로 물리적 공급 증대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같은 재화는 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얼마든지 생산을 증가시켜 이에 대처가 가능하다. 그러나 토지는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 토지 공개념은 이런 문제점에서 시작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시가 되고 있고 어느 정도 그 타당성도 인정받고 있다.

 

현행 헌법 제23조 제2항에 의하면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 . 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규정과 제122조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 . 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들이 토지 공개념을 인정하고 있는 조문들이다. 이런 조문들에 근거하여 노태우 정부 시절 급등하는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토지 공개념 3법을 제정하였다. 그 중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은 위헌 판결을, 토지초과이득세법은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았다. 개발이익환수법만 현재 시행되고 있다.

 

현재 토지 공개념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개헌을 추진하면서 앞에서 제시된 토지 공개념 관련 헌법 조문들 외에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신규로 삽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롯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토지 공개념을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게 시행하는 국가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다시피 국토기본법, 국토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그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부동산공법들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 법률이외에 각종 시행령이나 규칙을 통해 규제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무엇이 부족하여 개별 법률에 위임해도 되는 사항들을 헌법 조문에 삽입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혹시 정부는 토지 공개념을 뛰어 넘어 토지의 국유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더라도 그 정도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왜냐하면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는 정부의 실패를 염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대결의 결과, 그리고 해방 후 남북이 분단된 이래 다른 경제체제를 시행한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소모적인 토지 공개념을 가지고 국민들을 현혹하지 말아야 한다.

 

마치 토지 공개념이 도입되면 부동산투기를 잡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불로소득을 정부가 환수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환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지 말아야 한다. 토지 공개념 관련 조항은 현행 헌법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고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면 관련 법률의 제정 및 기존 법률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향후 우리나라의 부동산가격은 폭등이 아니라 폭락을 염려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이미 시기가 지난 부동산투기와의 싸움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정부는 저소득층이나 신혼부부들에 대한 주거안정 및 주거복지 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에 비해 그 비중이 떨어지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확대가 절실하다.

 

과거 공공임대주택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분양으로 전환하여 재고가 축적되지 않아 항상 공급이 부족하였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부모님에게 신세지지 않고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공공 주택금융을 확충해야 한다.

 

지금도 한국주택금융공사를 비롯한 공공 금융기관에서 모기지론 같은 공공 주택금융을 시행하고 있으나 이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지층을 결속시키려는 거대담론적인 토지 공개념, 부동산투기와의 전쟁, 불로소득의 환수 같은 추상적 정책에 매달리지 않고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실시하기 바란다.

 

 국제사이버 대학 권호근 교수(경영부동산학과 학과장)

▲  권호근 교수.[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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