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캠페인③] 청년이 살아야 나라도 산다

현 정부까지 각종 대책 쏟아내지만 청년 실업 늘어나 "대기업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줄여야"

황병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4/12 [01:34]

[생활경제캠페인③] 청년이 살아야 나라도 산다

현 정부까지 각종 대책 쏟아내지만 청년 실업 늘어나 "대기업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줄여야"

황병우 기자 | 입력 : 2018/04/12 [01:34]

▲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열린 2017 해양수산 취업박람회에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보고 있다. (사진=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지만, 청년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전 박근혜정부에서도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하고 실행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고용유지율이나 임금수준이 낮은 일자리만 양산하고 있다고 2016년 10월 감사원은 지적한 바 있다.

 

현 문재인정부에서도 청년 일자리 대책을 국정 최우선과제로 삼을만큼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체감적인 변화는 여전히 요원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3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실업자 수는 현재방식으로 통계작성을 개시한 2000년 이후 3월 기준 최고치인 125만7000명에 달해 3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일자리 정책에 25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일자리 사정이 그닥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IMF 이전 노동시장은 대학을 나오면 학점이 1.0에 미치지 못해도 취업이 가능했다. 한번 취업하면 지속적으로 임금이 오르면서 정년퇴직까지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는 지금처럼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러나, IMF이후 신자유주의가 사회전반에 영향을 주면서 비정규직이 직종을 가리지 않고 양산되기 시작했고, 일자리 수는 많지만, 그 질은 떨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임금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신규인력을 채용하기 보다는 숙련된 경력자들을 던 선호했고, 청년들은 좁은 문을 통과해야 일자리를 겨우 얻을 수 있게 됐다.

 

▲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청년과의 대화'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문화기축기지에서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가 묻고 청년이 답하다' 행사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자리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 자리에서 이 총리는 "청년들의 인생은 숫자 6개에 다 들어가 있다. 100, 64, 52, 35, 0, 마이너스"라며 "대기업 임금을 100이라고 하면, 대기업 비정규직은 64, 중소기업 정규직은 52,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5, 기회없는 청년은 0, 빚진 청년은 마이너스"라고 말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언급했다.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 일하는 사람들의 주머니가 넉넉해야 경기가 살고, 나라가 살 수 있다.

 

가까운 중국은 경제를 살리고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지난 2009년 '가전하향(家電河鄕·농촌지역에서 가전제품을 살 때 보조금을 주는 것)'과 '이구환신(以舊換新·오래된 가전제품을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 정책을 실시했다. 단순하게 보면,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변화해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초거대 소비시장이 됐다. 중국 경제도 크게 성장한 것은 당연하다. 

 

우리도 이와 유사한 방법의 청년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충분한 양질의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청년고용동향 연간 추이 그래프 (청년층:15세~29세) (자료=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일각에서는 일자리가 담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독이 됐다고 언급하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사이드 이펙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에 나선 것이 실업률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보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실업률 경감 대책을 사회적 경제에서 찾는다. 서울시 출연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은 최근 사회적 경제의 새로운 창업 형태인 비영리스타트업이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최저임금 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더 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임금 격차 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소되어야 한다.

 

이달 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현장간담회'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청년 일자리 대책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대책이면서 동시에 중소기업 혁신 대책"이라며 "이번 추경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라며,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보완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상황판을 시연하고 있다. 일자리 상황판은 '일자리 양은 늘리고, 격차는 줄이고, 질은 높인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일자리의 양과 질을 대표하는 일자리지표 14개, 노동시장과 밀접한 경제지표 4개 등 총 18개 지표로 구성됐다. (사진=청와대)

 

지난 정부가 기업에 촛점을 맞춘 일자리 정책이었다면, 현 정부는 사람에 촛점을 맞춘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업이 소외되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필요하다. 중소기업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실행에 옮기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더 더욱 중요한 것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는 것이다. 

 

지난 해 청년과의 대화와 같은 자리를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이전 정부에서 했던 대책을 탁상공론을 통해 거의 그대로 또 다시 실시하는 것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대통령 한 사람만이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의 모든 공무원들이 탁상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하면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제자리 걸음만 할 수 밖에 없다. 현장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주머니를 채워주고, 그들의 마음에 비전을, 야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그렇게 된다면, 이 나라 대한민국은 다음 세대에도 충분히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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