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대중브랜드 장거리 전기차의 표준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대중브랜드 장거리 전기차의 표준 "쉐보레 볼트 EV"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3.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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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주행성능과 383km에 달하는 주행거리, 여유로운 공간과 저소음 매력적...내비게이션 부재는 큰 아쉬움
▲ 쉐보레 볼트 EV는 경쟁사 일부 모델들과 달리, 처음부터 전기차만을 위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사진=황병우 기자)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인기가 지난해에는 반짝 인기에 그쳤다고 한다면, 올해에는 폭발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 올해 전기차 구입은 로또에 비교할 만하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출시와 함께 올해의 친환경차(Green car of the year)등 각종 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친환경차로 인정받은 쉐보레 볼트 EV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사전계약 단 3시간만에 매진됐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500여대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도입 물량을 올해는 10배 가량 늘어난 5000여대를 확보하고, 사전계약을 받았다. 계약 폭주로 인한 접수 시스템 오동작 등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계약 개서 당일 완판 기록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볼트 EV가 장거리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가도 한다.
 
본지가 쉐보레 전기차 볼트 EV를 시승하고 난 후 여의도에서 파주 헤이리까지 주행해본 느낌을 한마디로 적어본다면 "근미래에서 만나볼 수 있을 듯 한 자동차"라는 것이었다. 너무나 조용하지만 빼어난 주행성능과 최대 383km에 이르는 주행거리는 대단했다. 아울러 준중형 SUV에 버금가는 여유로운 공간도 매력적이었다.
 
급속으로 충전을 마치고 난 후 디스플레이 계기판에 나타난 최대 주행거리는 329km로 나타났다. 최저는 228km이며 평균 279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표시됐다. 볼트 EV의 환경부 인증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383km에 달하며, 국내 시판 대중브랜드 전기차 중 가장 길다. 다만, 급속으로 충전하는 경우 80%까지만 충전이 이뤄지며, 100% 충전을 하려면 완속으로 충전해야 한다.
 
배터리는 60kWh, 174Ah의 용량이며, 차체 바닥과 트렁크에 탑재된다. 전기모터의 총 출력은 204마력에 달한다. 최대토크는 36.7kg.m를 발휘하며, 쉐보레 올 뉴 말리부에 탑재되는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유사한 성능이다.
 
▲ 쉐보레 볼트 EV를 급속충전으로 충전한 후 계기판에 표시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329km로 나타났다. 급속으로 충전하는 경우 100% 충전되지 않고 80%까지만 충전된다. (사진=황병우 기자)
 
시동을 건다는 표현보다는 전원을 인가한다 또는 켠다는 말이 적당할 정도로 작동소음은 거의 없었다. 단지, 푸르게 서서히 깜빡이는 시동버튼과 계기판 그리고 센터페시아에 있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켜져있는 것으로 운전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알려줄 뿐이었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조작하니 미세하게 들리는 모터소리만이 들리며 차체가 천천히 움직였다. 일반 도로에 들어선 후에도 주행소음은 크지 않았다. 방음 정도만을 평가한다면, 중형차 이상의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했다.
 
자유로로 진입하면서 가속페달을 조금 더 깊게 조작하니, 가속이 상당히 빠르다. 내연기관 차들이 엔진소리가 커지면서 가속하는 것에 비해, 볼트EV는 전기차 답게 놀이공원의 청룡열차 처럼 소리없이 빠르게 가속된다. 가속 중에도 차량의 거동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가 무게 중심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쉐보레 볼트의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이르는 시간은 7초가 안된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트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측정한 바로는 0에서 시속60마일(약96km/h)까지 이르는데 6.3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에 비해 불리한 점은 겨울이다. 겨울에 히터 등 전열장치들을 사용하면 주행가능거리가 꽤 줄어든다. 전력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히팅시트 기능과 히터를 작동시키니 먼저 표시된 최대 주행가능거리에서 30~40km정도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력 사용량 표시도 5kWh에서 10kWh 이상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히터를 끄니 주행가능거리는 원래 표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 쉐보레 볼트 EV는 세단이나 SUV 보다는 MPV에 가까운 모습이다. 후진등 및 방향지시등과 브레이크등은 분리된 형태다. (사진=황병우 기자) 
 
시승한 볼트 EV는 프리미어 트림으로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가 충실히 적용된 모델이다.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장치(LKA)를 작동시키니, 계기판에 사용중인 모습이 표시된다. 볼트EV에는 일반 크루즈 컨트롤과 LKA는 탑재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조향을 보조해주지는 않는다. 
 
볼트 EV로 자유로를 주행하는 도중 잠깐 한눈을 판 일이 있었는데, 볼트 EV의 LKA는 차선이탈을 경고하고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지 않게 운전대를 스스로 작동시켜 차로로 복귀하게 했다. 안전에 있어서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볼트EV에는 국내 브랜드 전기차와 달리 능동적으로 운전대를 움직이며 차선을 유지하는 기능은 없는데, 그것은 국내브랜드와 미국브랜드가 서로 차량을 만드는 개념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상의 프리미어 트림에는 자동주차보조시스템 뿐만 아니라, 사각지대경보장치와 후측방경고시스템, 차선변경경고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ADAS에 해당하는 세이프티 패키지 옵션을 적용하면,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 전방거리 감지시스템, 씨티 브레이킹 시스템(저속 자동긴급 제동시스템), 전방보행자 감지 및 제동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프리미엄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 (서브우퍼, 파워앰프 포함) 등이 탑재된다.
 
주행성능은 탄탄한 서스페션을 기초로 발군의 성능을 보인다. 연비 중심 타이어를 성능형 타이어로 교체한다면 더 좋은 주행 감각을 보였을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가속성능과 서스펜션 셋팅은 정말 좋게 느껴졌다. 볼트 EV는 전륜구동이며, 변속기 레버는 전자식이지만, 전기차이기 때문에 기계적인 변속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볼트 EV의 최고속도는 154km/h에서 전자적으로 제한된다. 안전과 전기모터 등 구동장치의 내구성을 고려한 설정으로 보인다. 만약 테슬라의 전기차 처럼 고성능 전기모터와 속도제한 설정을 상향시킬 수 있다면 200km/h은 충분히 도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쉐보레 볼트 EV의 실내공간은 준중형SUV에 버금갈 정도로 상당히 여유롭다. 특히 일반적엔 해치백과 달리 MPV에 가까운 형태로 머리공간이 넉넉해서 더욱 넓게 느껴진다. (사진=황병우 기자)
 
실내공간은 상당히 좋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는 2600mm로 소형차보다는 길고, 준중형차보다는 살짝 짧다. 그러나 실내공간은 준중형 SUV에 버금갈 만큼 넉넉하다. 전기차 답게 엔진룸 공간이 작아진 만큼 실내 공간이 넓어진 셈이다. 특히 MPV에 가까운 형태 덕분에 승객 머리공간이 상당히 여유롭다.
 
실내는 많은 부분이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이 대부분 사용됐지만, 고급스럽게 꾸미려고 애쓴 흔적이 있다. 하얀색으로 된 부분에는 은은한 무늬가 들어가 있다. 야간에는 푸른색으로 실내를 꾸며주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대시보드 부분에 있어서 고급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LCD디스플레이로 된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은 편이다. 4가지 모드로 표시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서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운전대 왼쪽 뒷편에는 회생제동을 강하게 걸 수 있는 리젠(Regen)버튼이 패들쉬프트 레버처럼 자리잡고 있다. 운전대 오른쪽 뒷편에는 오디오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리젠 버튼을 익숙하게 이용하면, 발로는 가속페달만을 조작하면서, 손으로는 회생제동 브레이크를 조작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변속기에 있는 L모드를 이용하면 리줌 버튼을 이용하지 않아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회생제동이 강하게 걸린다. 이를 잘 이용하면 원페달(One-pedal) 드라이빙이 가능하다고 한다.
 
센터페시아에 있는 10.2인치 마이링크 디스플레이는 시원시원한 화면을 보여준다. 오디오 설정 뿐만 아니라 볼트 EV의 배터리 사용량 등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함께 탑재된 보스(BOSE)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은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전기차 특성 상 엔진소음이 없고 주행소음이 적기 때문에,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최적이다.
 
▲ 10.2인치 마이링크 디스플레이를 통해 오디오 조작 등 뿐만 아니라, 볼트 EV의 전력 사용량 등을 그래픽을 통한 통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완벽해 보이는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에는 아쉬운 점이 옥에 티처럼 있다.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순정 내비게이션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치형 내비게이션을 구입해 장착하거나,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사용해야 한다.
 
아이폰을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를 통한 애플 맵 내비게이션은 정보량이 상당히 적어서 불편할 정도다. 스마트폰 내비 앱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화면은 표시되지 않으며, 단지 소리로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쉐보레 볼트 EV는 파워트레인 등 약 80% 가량 상당 부분이 한국지엠의 국내에서 조립된다. 나머지는 GM의 미국 공장에서 최종 조립 후 국내에 다시 들어오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현실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일각에서는 폐쇄된 군산공장에서 볼트EV 등 GM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생산하면 물류비 등을 절감할 수 있어서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쉐보레 볼트 EV의 가격은 기본형인 LT트림 4558만원, 가죽시트 등 옵션이 조금 더 추가된 LT 디럭스 트림 4658만원이다. 최상위 모델인 프리미어 트림의 가격은 4779만원이다. 환경부와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 중후반에 구입할 수도 있다.
 
▲ 쉐보레 볼트 EV는 대중브랜드 장거리 전기차의 표준을 보여준 모델이라고 판단될 정도로 상당히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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