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소득 3만달러 눈앞…12년째 ‘성장의 덫’
1인당 소득 3만달러 눈앞…12년째 ‘성장의 덫’
  • 김연실 기자
  • 승인 2018.03.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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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양극화 때문에 삶의 질 팍팍…성장과실 가계배분 중요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시대가 도래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번번히 중진국 함정인 성장의 덫에 빠져 12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1인당 GNI 3만 달러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가 목표로 삼아왔다.
 
그러나 체감으로 느끼는 경기는 3만달러와는 거리가 멀다. 청년실업률 증가, 상대적 박탈감, 고용불안, 짓눌린 가계부채 등 고민이 너무나 많다.
 
▲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7년 국민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9천745달러로 1년 전보다 7.5% 증가했다.(사진= 임권택 기자)
 
여기에다 선진국모방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비로서 3만달러 시대를 맞는 것이다.
 
즉 한국 사회가 선진국에 도달하려면 기존 고정관념, 기존 성공 경험, 그간의 문제 해결에 유용했던 지식체계 전반을 넘어서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7년 국민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9천745달러로 1년 전보다 7.5% 증가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다. 보통 한 국가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1인당 GNI 3만 달러는 선진국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무게감이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25개국만이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는다. 
 
한국은 2006년 2만795달러로 2만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고 나서 12년째 3만 달러 고지를 밟지 못했다. 
 
2007년에는 2만2천992달러까지 올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년 연속 미끄러져 2009년엔 1만8천256달러까지 내려갔다. 
 
2014∼2016년엔 3년 연속으로 2만7천 달러대에서 맴돌았다. 
 
일본 5년, 영국 8년, 미국 9년 보다 한국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도달하기까지 더 오래 걸리는 셈이다.
 
그러나 이제 목표 달성이 눈앞이다. 작년 1인당 GNI는 3만 달러에 불과 255달러 모자란다. 0.9%만 늘면 올해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찍는다. 
 
전망은 어둡지 않은 편이다. 
 
탄탄한 수출 증가세를 등에 업고 올해도 한국 경제는 3.0%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성장률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기도 하는 원/달러 환율은 작년보다 하락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할수록 달러화로 환산한 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에 1인당 GNI 증가에 도움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출 증대를 위해 약(弱) 달러를 선호하고 있고 사이클상으로도 달러가 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은 달러당 1,130.8원이었으나 블룸버그 통신이 투자은행(IB) 등을 상대로 조사한 환율 전망에서 환율은 올해 3분기 1,125원, 4분기 1,120원으로 차츰 내려갈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체감 경기와 밀접한 고용, 소득 추이가 좀처럼 나아지지 못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는 11.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올랐다.
 
특히 15∼29세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9.9%,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는 22.7%로 0.7%포인트나 상승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은 가계로 제대로 배분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노동소득 분배율은 63.0%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감소하기는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경제 전체의 파이가 커졌지만 가계가 가져가는 몫은 줄었음을 시사한다.
 
가계의 실질소득은 2015년 4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매 분기 역성장했다가 작년 4분기 겨우 플러스 성장(1.6%)으로 전환했다.
 
최상위 20%의 평균소득을 최하위 20% 평균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도 2016년 1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증가(소득분배 악화)하다가 작년 4분기에 비로소 줄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숫자상으로는 3만달러가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극심한 양극화로 인해 사회전반은 지금 우울한 모습이다.
 
경제발전과정에 있어서 대기업 중심 정책이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원들만 풍요롭고 나머지 중소기업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70~80년대 우리나라 먹여 살린 품목을 보면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등으로 한정됐다.
 
지금은 다른 품목은 경쟁력을 상실하여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유일하게 반도체 관련 부문만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그 또한 언제 중국이 추격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3만달러 시대에 맞는 산업구조조정도 필요하고, 경제적 과실이 사회전반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 그리고 의식수준 제고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사회 전부문이 바귀어질 때 비로소 3만불 시대를 체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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