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강국 코리아' 좌초하나…4조 쏟은 성동조선 결국 법정관리
'해양강국 코리아' 좌초하나…4조 쏟은 성동조선 결국 법정관리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3.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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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컨설팅 결과 생존 가능성 거의 없어…STX조선은 자구안 노사합의 불발시 법정관리
▲ 8일 정부와 산업은행이 성동조선에 대해 법정관리를 결정한 가운데, 같은 날 경남 통영시 성동조선해양 작업장이 비어 있는 모습 (사진=파이낸셜신문 자료사진)
 
한계 상황의 막바지에 놓인 두 중견 조선사의 생사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8년 동안 4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중견 조선사 성동조선해양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수순으로 접어들었고, STX조선해양은 한달 동안 노사간 합의된 자구안 마련을 조건으로 회생했다.
 
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견조선소 처리방안을 8일 발표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중견조선소 처리방안과 관련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지난해 채권단 실사에 이어 올해 산업컨설팅에서도 자력 회생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된 성동조선은 산업은행의 결정으로 채권단 중심의 자율협약 체제를 마무리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기로 했다.
 
성동조선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은 조선업황과 지역경제를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제조원가가 높고, 기술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수주 실적도 저조하기 때문에 자력으로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주력으로 생산하는 선종인 중대형 탱커의 수주 부진 등 경쟁력 전반이 상당히 취약해진 상태라 선박을 건조하는 것는 이익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선박을 전문으로 수리하는 수리조선소나 블록을 생산하는 공장 등 다양한 대안과 경쟁력 강화 방안이 검토됐지만, 손실이 더욱 늘어나고 대규모의 유동성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정도에 부도 가능성이 큰 만큼 법정관리를 선택했다고 채권단은 전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성동조선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회생이냐 파산이냐 답할 수 없다"면서도 "회생 가능성이 있으면 P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을 고려했겠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고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신규자금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성동조선이 법정관리를 받게되면, 법원과 충분히 논의와 소통을 통해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밝혔다.
 
▲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왼쪽)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성동조선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 결과 및 향후 처리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신문 자료사진)
 
STX조선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해 충분히 실행한다면 경쟁력 있는 조선소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컨설팅의 진단을 받았다.
 
 STX조선은 산업은행의 주도로 고정비를 줄이고, 자산의 매각은 물론 유동성 부담 자체 해소 등 고강도 자구계획과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 등을 통해 사업재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채권단 등 외부 자금 지원은 없이 생존해야 한다.
 
컨설팅 결과 STX조선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실시된 법정관리로 재무건정성이 좋아졌고, 2월말 기준 가용자금으로 1475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성동조선과 STX조선이 동시에 법정관리로 가면 조선 산업 전반의 생태계 파괴 우려가 있다"며 "중소형 탱커 등 수주를 받을 조선사가 당분간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고강도 자구책 아래 유지해보기로 결정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STX조선에도 신규 자금은 지원하지 않는다"며, "고강도 자구안에 대한 노사확약서가 없으면 STX조선 역시 법정관리로 가야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9일까지 컨설팅 수준 이상의 자구계획과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방침이다.
 
아울러,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면 STX조선의 정상적인 영업을 위해 수주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별적으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하겠다고 산업은행은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채권단은 성동조선에 2010년부터 4조2000억원 규모의공적자금을 투입했고, STX조선에는 2013년부터 6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퍼부었다.
 
일각에서는 성동조선보다 STX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더 많은 것이 두 조선소의 생사를 가른 주요한 고려 요인으로 추정했다.
 
회계법인 삼정KPMG는 컨설팅 결과 두 조선업체 모두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은 경우 청산하는 것이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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