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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이 달라진다...근로기준법 개정

조경화 기자 | 기사입력 2018/02/27 [10:25]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이 달라진다...근로기준법 개정

조경화 기자 | 입력 : 2018/02/27 [10:25]

 

[파이낸셜신문=조경화 기자]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이 달라지게 됐다. 국회는 27일 새벽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마침내 '주 52시간 근로' 시대가 다가오게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상표 위원장이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는 모습. 조경화 기자 

 

그동안 한국은 'OECD 국가 중 최장 근로' 오명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고 근로시간 단축을 보충하기 위한 신규 채용이 촉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사회적으로 긍정적 변화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이 갑자기 크게 줄면 대체 인력 추가 고용, 휴일 근로 가산 지급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환노위에서 통과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핵심은 1주일 최장 근로 가능 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다.

 

2004년 이후 우리나라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다. 근로기준법 제50조에 따라 1주일에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노사가 합의한 경우, 1주에 12시간 연장근로(근로기준법 제53조) 및 휴일근로(제56조)가 가능하다.

 

하지만 2000년 9월 정부의 행정해석에 따르면, 이 연장근로 12시간에는 휴일근로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 '1주 12시간'이라는 연장근로 상한 기준에서 1주일을 7일이 아니라 주말을 뺀 5일로 간주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행법과 행정해석 테두리 안에서는 최장 '주 68시간(법정근로 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토요일 8시간+일요일 8시간) 근로가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법·제도적 혼란에 더해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2013년 기준 2천57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천706시간)보다 350시간이나 많다는 사실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2015년 9월 노사정은 연장근로에 휴일근로를 포함해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52시간(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합의했다.

 

이 합의안에는 기업 규모별 단계적용(4단계), 한시적 특별연장근로 허용(4년, 주 8시간) 등 재계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지만 이후 19대 국회에서 파견법 등 다른 노동 관련 법 개정과 맞물려 통과되지 못했다.

 

20대 국회 환노위는 지난해 8월 말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기업을 규모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눠 유예기간을 차등하고 단계별로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데까지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기업 규모 구분, 시행 유예기간, 휴일근로수당의 중복 가산(통상임금의 200%) 여부, 근로시간 특례업종(주 52시간 예외 업종) 선정 등을 놓고 여야 간, 경영·노동계 간 갈등이 이어지다 결국 이날 일단 국회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합의안에 따르면 휴일근로(8시간 이하) 수당은 중복 지급하지 않고 지금처럼 통상임금의 150%만 주고, 근로시간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특례업종은 기존 26종에서 운송, 보건 관련 6종만 살아남았다.

법정공휴일 유급휴무 제도가 공무원 뿐 아니라 민간에까지 확대됐다.

 

재계 "휴일근로 가산은 빠졌지만…추가 예산 부담 우려된다

일단 재계는 여야 합의안에서 휴일 중복 가산(통상임금 200%)이 빠진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법정공휴일 유급휴무 제도가 민간기업에까지 도입되면, 이에 따른 임금 부담 효과가 휴일 중복 가산 무산의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한 전자제품 서비스업체의 경우 평일인 수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고장 수리 신청을 받아 근로자가 긴급 출동 근무하면 평일 근로로 간주해 임금을 산정한다.

 

하지만 새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이 서비스업체는 해당 근로자에게 반드시 휴일 가산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재계 전반적으로 근로시간이 줄어도 생산량 등을 유지하려면 전반적으로 신규 채용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여전히 부담이다.

 

특히 당장 올해 7월 1일부터 새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하는 중견기업, 300인 이상이지만 대기업은 아닌 업체들의 경우 혼란과 충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근로시간 '주 52시간' 단축 이후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12조1천억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약 26만6천명의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이를 추가 고용으로 메우면 현금·현물급여 등 직접 노동비용으로 연 9조4천억 원이 필요하다. 이들에 대한 교육훈련비, 직원채용비, 법정·법정 외 복리비 등 간접 노동비용 약 2조7천억 원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비용 가운데 70%(약 8조6천억 원)는 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 사업장에 집중된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편 전경련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 생산설비와 근무제도를 현재 인원에 최적화한 상태로 운영하는데, 근로시간이 급격히 단축되면 신규 채용보다 감산(생산량 감축)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 업무 숙련도, 재정 여건 등 때문에 불가피하게 초과 근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근로시간만 단축하면 범법 사업장이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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