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바라 美GM 회장... 재점화된 '한국GM 철수설'
메리 바라 美GM 회장... 재점화된 '한국GM 철수설'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2.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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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유증 지원 요청…볼트EV 국내생산 넘어야 할 산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메리 바라 회장이 콘퍼런스 콜에서 한국 사업과 관련한 발언이 지난 6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을 타고 전해져 자동차업계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부터 한국지엠 철수설이 재차 불거진 가운데, 바라 회장의 발언은 우리 자동차 업계에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거기에, GM 본사가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에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약 3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등 포괄적 지원을 요청해 논란이다.
지난 7일 우리 정부와 자동차 업계, 금융권 등에 따르면, 미국 GM 본사 소속 고위 임원이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 등 관계자들을 접촉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제시한 유상증자 안은 최대 3조원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GM과 중국상하이자동차 그리고 산업은행이 지분 보유 비율을 감안해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 메리 바라 GM 이사회 의장 겸 CEO (사진=GM)
한국지엠 지분은 GM 76.96%, 상하이자동차 6.02%, 산업은행이 17.02%를 보유하고 있어서, 알려진 안 그대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되면, 산업은행은 최대 5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GM은 산업은행에게 한국지엠에 대출을 재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세제 혜택까지 지원해 줄 것을 정부 당국자에게 요청한 상태다.
현재 한국지엠은 자본이 상당부분 잠식된 상태로 신용등급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국내외 금융회사나 투자은행들 통한 차입이 굉장히 어렵다.
GM은 군산과 인천, 창원 등 지역 경제와 일자리를 볼모로 우리 정부에 부담을 가하고 있다. 대단히 치사하리만치 '약점'을 이용해 원하는 답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다.
만약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이 유상증자 안 등을 들어주지 않는 경우 GM은 한국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도 알려진다.
▲ 한국지엠 연간 수출 및 내수 판매 추이 (그래프=황병우 기자, 자료=한국지엠)
한편,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GM 메리 바라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GM의 소형차를 생산하는 한국지엠이 노조 협의 등을 통해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서 "우리가 생존 가능한 사업을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라 회장의 발언이 단순 구조조정이 아니라 철수 가능성까지 담은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지난 2013년 부터 GM이 해외 적자 사업을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기 때문으로, GM은 이미 유럽, 러시아, 인도, 호주 등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한국지엠이 이윤을 내지 못한다면, 다음 철수 사업장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지엠은 지난 3년간 누적 적자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철수한 이후 가동률도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 판매량도 매년 하락세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브랜드 내수판매량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6년 18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3만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2013년까지 60만대 수준을 유지하던 수출 대수는 2014년 GM이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시키면서 40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40만대를 넘기지도 못했다.
지난해 9월 새로 취임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당시 불거진 한국지엠 철수설을 조기에 진화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번 메리 바라 GM CEO의 발언으로 그가 역임했던 호주, 태국, 인도는 생산시설을 정리하거나 브랜드를 철수한 곳이었다는 것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한국지엠 철수설은 쉽사리 진화되기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한국지엠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 쉐보레 볼트 EV (사진=GM)
한국지엠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가장 좋은 방법은 글로벌 시장에서 잘 '먹힐'만해서 향후 생산이 증가할 수 있는 차종을 배정받으면 된다.
가장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차종이 있다. 쉐보레 볼트EV. 가능성은 적지만 여기에 더 추가한다면 볼트 PHEV가 있다.
가동률이 상당히 떨어진 군산공장을 이용하고, LG화학 등 국내 2차전지 제조사가 있는 만큼 국내 생산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볼트EV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물량을 배정받는 것은 전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내 정치적인 문제와 함께, 미국 GM 노조를 설득해야만 하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이 조기에 타결된다면, GM 본사에 여러가지를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날 수 있다"며 "향후 1~2년은 다소 어려워질 수도 있지만, 정말 글로벌에서 '먹힐'만한 차를 여기서 생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 노조 지도부와는 달리, 현 지도부는 상당히 온건한 편이기 때문에 올해 임단협 조기 타결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근 한국지엠은 노조와 올해 임금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갖고 2018년도 임금 협상을 조속히 원만하게 타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느냐 또는 남에 의해 해결당하느냐의 갈림길에 있다. 1만5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길거리에 나앉는 사태는 막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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