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어떻게 결정 하나
[기획]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어떻게 결정 하나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2.07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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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셋째주 목요일 통화정책 결정....7인 위원, 치열한 토의
[파이낸셜신문 = 임권택 기자]  지난 1월18일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하여, 경제성장률은 2018년 중 3.0%, 2019년에는 2.9%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결정들은 매달 셋째주 목요일 금통위에서 결정한다. 이날은 우리나라 통화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 분석한 경제상황을 토대로 금통위 위원들은 치열한 토론을 거친다.
 
이렇게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통화정책방향을 정하고, 의사록은 3주 정도 지난 후에 공개하고 있다.
 
▲  통화정책방향은 매달 셋째주 목요일 금통위에서 결정한다 (사진= 연합)


금융통화위원회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의장을 맡고, 함준호 위원, 이일형 위원, 조동철 위원, 고승범 위원, 신인석 위원, 윤면식 위원(한은 부총재) 등 7명이 멤버다.
 
이 자리에는 한국은행 감사, 부총재 4명, 조사국장, 외자운영원장, 금융안정국장, 통화정책국장, 금융시장국장, 국제국장, 공보관, 금융통화위원회실장, 의사팀장이 배석한다.
 
지난 1월18일 통화정책방향 금통위 의사록이 6일 공개됐다, 공개된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의 무엇을 고려하고, 시각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어 다음번 정책방향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 경제전망, 한국은행 분석자료를 근거로 치열한 토의
 
이날 2018년 경제전망에 대해 위원은 우리수출이 비록 금액기준으로는 증가세가 둔화되겠지만 세계경제가 확장국면을 지속하는 점을 감안하면 물량기준으로는 양호한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총요소 생산성이 개선되고 자본투자도 늘어나고 있어 세계경제가 저생산성·저투자 등으로 실질중립금리가 하락하는 국면, 즉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의 늪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관련부서는 최근 1∼2년간의 경기 반등만으로 세계경제의 기조적 흐름을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다른 위원은 세계경제가 호황세가 계속 되고 있지만 금년부터 다시 둔화될 조짐은 있는지 물었다.
 
이에 금년에는 세계교역 신장률이 다소 낮아지긴 하겠지만 세계경제 호조 등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이어 세계경제 회복세가 선진국에서 신흥국 중심으로 전환한다면 우리는 어떤 영향을 받는가 대해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신흥국이 절반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중국의 내수 중심 성장구조 전환이 일부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당분간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거나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더라도 이에 따른 명목임금의 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관련부서에서는 금년에는 명목임금 상승률이 주로 기업 수익성 개선과 최저임금 인상에 힘입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기대인플레이션과 노동생산성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위원은 잠재경제활동인구, 시간관련 추가취업자 등 유휴노동력의 확대가 명목임금의 상승압력을 제약할 수 있음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다른 위원은 대외 여건과 관련한 내용이 다소 낙관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전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신흥국 경제의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아직은 이들 경제가 선진국 경제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어 자체적인 성장 동력은 미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필립스곡선(Phillips curve)의 평탄화 등을 감안할 때 주요 선진국의 플러스 GDP갭률이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으로 충분히 연결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국제금융시장, 세계경제 흐름 파악
 
금융시장과 관련, 일부 위원은 MSCI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자료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결정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 위원은 최근 금융주에 대한 순매수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관련부서는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순매수한 것은 주로 향후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기관의 수익성 개선 전망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다른 일부 위원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주된 리스크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관련부서는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위원은 만약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책금리가 역전된다면 국내 외환시장에는 어떠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는가.
이에 관련부서는 한·미 간 정책금리가 역전될 경우에는 국내 자본유출 문제 등으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시장참가자들은 이에 대해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동 위원은 가계대출의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떠할 것으로 보이는가. 관련부서는 금년에도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위원은 최근 주요 선진국의 국채금리가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이들 국가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신흥국의 자본유출 위험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은 없는지 견해를 물었다.
 
이에 관련부서는 아직까지 신흥국에서 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위원은 미 달러화가 금년 상반기에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해 관련부서는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비록 미 달러화가 금년 상반기에 강세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하반기에는 다시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위원은 최근 미국의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관련부서는 시장참가자들이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보다 ECB의 조기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에 좀 더 주목하면서 미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변했다.
 
다른 위원은 국내외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잠재적 위험요인도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그는 일각에서는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더욱 진전된다면 2013년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 당시와 같이 신흥국에서 자본이 대거 유출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 향후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주가 등 자산가격의 조정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  매달 셋째주 목요일은 우리나라 통화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 분석한 경제상황을 토대로 금통위 위원들은 치열한 토론을 거친다.(사진= 임권택 기자)


◇ 통화정책방향에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위원은 통화정책운용 및 커뮤니케이션을 비교·평가함에 있어서는 금리를 인상한 4개국의 금융·경제상황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측면도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위원은 주택가격의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통화정책 운영의 고려사항이 될 수 있는지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관련부서는 주택가격의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통화정책 운영의 직접적인 고려사항으로 되기는 어렵겠지만,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서울 일부지역의 주택가격 급등이 여타 지역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위원은 인플레이션 타게팅(inflation targeting)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수단별 효과를 분석해 보는 한편 정책금리 경로 제시 등의 방안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어 위원은 주택가격의 지역별 차별화는 금융위기를 전후하여 다른 나라에서도 관찰되는 공통적인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다른 위원은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주택가격의 지역별 차별화가 실물경제나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위원별 의견 개진도 있었다.
 
위원은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국내경제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음. 아직까지 고용회복세가 더디고 민간소비 회복속도도 완만하여 경기개선을 체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지난해 GDP는 3.1% 성장하여 잠재성장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세계경제 호조와 국내경기의 회복을 바탕으로 조사국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3.0%로 지난 10월 전망시보다 상향 조정하고,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누적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지난 11월 금리 인상 시 고려한 요인이었다.
 
금통위의 지난번 금리 인상도 이러한 차원에서 적절하였다고 생각했다.
 
물론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한계가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그널 효과 내지 심리적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외환시장의 최근 상황을 보면, 국내금융시장에서의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이후 국제금융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선진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미 연준에 이어 ECB와 일본은행도 긴축 시사 발언을 하는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했다.
 
이상의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1.50%의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일부 위원은 현 시점 정책결정에서 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 현재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금월의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위원은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다른 위원은 근원물가로 대변되는 기조적 물가상승률 추세가 목표수준 방향으로 상승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경제의 경기회복 추세가 견고해질 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러한 위원별 의견 개진 내용을 종합,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지난 1월18일 결정했다.
 
이렇게 결정된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의결문을 작성, 위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하여 공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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