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1] 악수, 자신의 품격을 결정한다.
[비즈니스 매너-1] 악수, 자신의 품격을 결정한다.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1.23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이낸셜신문= 신성대 동문선 사장] 악수의 본질은 손잡음이 아니라 ‘눈맞춤(Eye Contact)’인 줄 아는 한국인은 많지 않다.
 
▲   신성대 동문선 사장
악수란 그저 만남의 의례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활동 교섭 상대방 간에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대화할 수 있는 상대임을 서로 확인하는 인사법이다.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소통이 안 됐다는 것이 글로벌적 인식이다.
 
해외에서 중대한 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저지른 비즈니스 실수로 인해 기업 간의 합작건이 거의 성사되었다가 마지막 사인 직전 졸지에 깨진 예는 부지기수이지만, 그 반대로 멋진 매너 때문에 의외의 성과를 거둔 예도 적지 않습니다.
 
매너는 인사치레가 아니고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긴밀한 소통의 과정입니다. 글로벌 매너란 글로벌 마인드로 세상을 보는 시야와 시각, 상대방에 대한 인식, 그리고 소통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  악수는 소통입니다.(사진=연합뉴스)
 
 
◇악수는 인간이 나누는 여러 가지 인사 중 가장 보편화 된 방법
 
예전에 빌 게이츠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면서 왼손을 주머니에 넣고 악수를 했다하여 결례라며 한국인들이 분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다른 각국의 지도자들과도 대부분 주머니 악수를 합니다.
 
기실 글로벌 세계에선 그다지 흔한 장면은 아니지만 종종 있는 일로 미국 사람들한테서 간혹 보입니다. 친한 척 하기 위해 상대의 어깨나 등에 손을 얹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렇다 한들 관료가 아닌 일개 성공한 기업가일 뿐이니, 그저 가볍게 넘기면 그만이겠습니다. 그런 개인의 버릇을 가지고 국가의 위신과 비교해 힐난하는 건 오히려 속 좁은 일이지요.
 
글로벌 사회에선 통상 그 정도까지는 관용(똘레랑스)으로 봐줍니다.
 
한국인에게 악수는 전래의 인사법이 아닙니다. 원래 전통적인 인사법으로 절(拜)이 있으니 악수란 여기에 친밀함을 보태는 부수적인 행위로 여길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은 악수에도 매너와 품격이 있다고 하면 “그냥 손잡아주면 그만이지 악수에 뭔 특별한 방법이 있단 말인가?” 하고 의아해 합니다.
 
한데 막상 서양에서 이 악수는 매우 디테일한 소통 매너입니다. 만만찮은 수업료가 드는 미국의 오피니언들을 상대로 한 ‘럭셔리 매너 교습’에서는 악수 하나를 한 달 내내 반복해서 연습시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악수 하나로 반가움, 호감, 청탁, 주장, 배려, 유혹, 갑을관계 등등 만남의 의도를 상대방에게 암묵적으로 전달 교감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근대화와 함께 우리는 별 생각 없이 그 의미도 정확히 모른 채 무작정 서양 예법을 받아들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악수가 그 중 하나입니다.
 
한데 한국인과 외국인이 나누는 악수의 모습을 자세히 비교해보면 뭔가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 차이를 눈치 채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여기서는 악수하는 겉모습만 살펴보겠습니다.
 
▲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자세를 곧추세우고, 만면에 온화한 미소를 띠우고, 줄곧 상대의 눈길을 놓치지 말고 다가가면서 오른손만 내밀면 됩니다.(사진=연합뉴스)
 
◇악수할 땐 상대방 손을 보지 말고 눈을 봐야
 
가장 큰 차이점은 눈을 맞추고 안 맞추고의 차이입니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은 악수를 할 때 습관적으로 저도 모르게 상대방의 손을 봅니다. 손잡음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상대방의 눈을 바라지요.
 
이에 한국인들은 악수란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악수를 하려던 외국인들은 순간 당황하게 마련입니다.
 
더욱 희한한 사실은 글로벌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조차 이러한 오류를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국제 비즈니스에 다년간 종사해온 한국인들의 인사법을 보면 이들이 외국인의 눈 아닌 손을 보며 악수하고 있는데도 정작 본인들은 눈을 보며 악수하고 있지 않느냐고 완전 착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심각하게 살펴 들어가 보면 상대방을 마음의 시야 밖에 두고 좀비처럼 건성으로 인사하는 천민의식이 몸에 아예 체화된 것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손을 쳐다봐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지 않느냐고요? 그런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안 보고 악수해도 절대 상대방 손을 놓치는 법 없습니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자세를 곧추세우고, 만면에 온화한 미소를 띠우고, 줄곧 상대의 눈길을 놓치지 말고 다가가면서 오른손만 내밀면 됩니다.
 
이때 상대와의 거리가 멀다고 해서 팔을 쭉 뻗는 것은 모양새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자세[人格]가 틀어지지 않을 만큼 적당히 팔을 뻗어야 합니다.
 
그래도 닿지 않는다면 상대방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합니다. 가까울수록 더 친밀해 보이고 그림도 멋있습니다.
 
상대방의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똑바로 쳐다봐야 합니다. 글로벌 사회에선 누구도 그걸 불손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눈길을 피하는 것은 상대를 무시하거나 스스로 격을 낮추는 것, 아직 소통할 준비가 안 되었다는 뜻입니다.
 
손을 내밀 때 상대방의 손을 보는 순간, 첫 만남에서 바로 ‘상것’으로 격이 떨어지고 맙니다. 그래서는 절대 인격적인 대우 제대로 못 받습니다.
 
첫인사부터 그렇게 무시당해서야 협상이 순조로울 리가 있겠습니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