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한 주 내내 하락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241만원으로 지난주 말 260만6000원보다 7.52%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약세는 지난 8일부터 닷새간 지속됐다. 특히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9일과 그 이튿날 각각 3%대의 낙폭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 5일 336조4000억원에서 전날 31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1주일 새 시총이 25조원 넘게 증발했다.
무엇보다 지난 9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이에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 12일 장마감 후 삼성전자 주가 일봉 차트 (자료=유안타증권)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한 15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인 15조8964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반도체 부문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한 탓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전망치와 비교하면 아쉬운 실적"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하회한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53조6천억원을 벌어들이며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고지에 올라섰다. 또 연간 매출액은 239조6천억원으로 24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2018 CES의 삼성전자 부스 입구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 (사진=삼성전자)

이에 외국인은 지난 9∼11일 사흘째 매일 삼성전자를 2000억원 이상씩 팔아치웠고 전날에는 무려 4252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이는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한 직후인 2016년 10월 12일(4484억원) 이후 하루 순매도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이 1년 이상 올라 차익실현 욕구가 있는 상황에 일회성 요인과 환율 영향으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도 연구원은 다만, "일회성 요인과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은 나왔을 것"이라며 "오는 31일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계기로 올해 1분기와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주가는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