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금세탁방지, 가상화폐 등 신생금융에 대비해야”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장 본지 단독 인터뷰

이유담 기자 | 기사입력 2017/12/18 [10:49]

“국내 자금세탁방지, 가상화폐 등 신생금융에 대비해야”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장 본지 단독 인터뷰

이유담 기자 | 입력 : 2017/12/18 [10:49]

[파이낸셜신문=이유담 기자] “가상화폐 등 새로운 금융형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자금세탁방지 분야에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5~7일 아태지역 자금세탁방지기구(APG)와 ‘핀테크와 RBA(위험기반접근법)’를 주제로 ‘APG 서울 워크숍’을 개최했다.

 

자금세탁방지(AML) 국제협력기구인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가 AML에 대한 주제로 정기모임을 갖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FIU 주관으로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KCAMS : Korea Certified Anti-Money Laundering Specialists)협회장을 만나 AML과 레그테크, 가상화폐 등 최근 금융권 화젯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금융정보분석원은 5일부터 3일간 아태지역 자금세탁방지기구(APG)와 ‘APG 서울 워크숍’을 개최했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KCAMS)협회장이 행사장 강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유담 기자)

 

-정부가 내년에 AML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FIU의 의심스러운 자금 거래를 추출하는 프로그램 중 1세대는 거래량과 거래 빈도를 가지고 의심거래를 추출하는 구조다. 현재 2세대는 통계학적 정규분포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이상거래 부분에 대해 추출하는 방식이다. 내년 적용될 3세대는 AI나 머신러닝 기능을 이용해 의심스러운 패턴 및 형식을 추출해 의심거래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머신러닝의 경우 학습기능을 이용하여 보다 정교하게 범죄 의심도가 높은 거래를 잡아낼 수 있다.”

 

-2019년 FATF의 국가 간 상호평가를 앞두고 대비하는 부분인지.

 

“그런 이유도 있다. 당국은 FIU에서 AI 시스템을 도입해 의심스러운 거래를 축출하는 작업을 고도화하려고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위험기반접근법(RBA) 시스템을 실전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변호사, 회계사 등 비금융전문가그룹에 AML 의무를 부과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변호사협회는 AML 의무화에 찬성하지 않는데.

“변호사협회가 너무 강력히 반발해서 시도를 못했다가 2019년 국가 간 자금세탁방지 평가를 앞두고 당국은 변호사협회에도 자금세탁 방지 의무 부여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자금세탁은 금융기관 중심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해 노력하지 않는 한 무리일 수밖에 없다. 국제적 기준을 보더라도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등에 대한 정보는 보고해야 하는 게 옳다. 세계적인 흐름에 따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부터 RBA가 실전 도입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활용되나.

 

“점차 많아지고 다양화되는 규제에 있어서 자금세탁방지 분야도 기존의 자원으로는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당국은 자원효율화를 위해 RBA를 전 금융권에 확대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RBA는 위험이 높은 곳에는 자금세탁방지 자원을 많이 배분하고 평범한 시민 간의 거래 등 리스크가 적은 일상적인 거래에는 자원을 적게 투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규제, 자원효율화 등 RBA의 의미를 들어보면 레그테크와 유사한 개념인 것 같다.

 

“레그테크는 규제와 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최상위 개념으로 읽어야 한다.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금융의 기술 발전은 기존의 금융질서를 위협하는 것이면서 한편으로는 검사/감독 업무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당국이 말한 내년도 AML 분야 AI 도입은 금융회사 내 RBA와 같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보면 된다.”

 

▲ 정 협회장은 자금세탁 위험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탈세나 각종 범죄행위에 수단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이유담 기자)

  

-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 구성원 조직과 하는 일은 무엇인가.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의 모임으로 은행, 경찰, 관세청 사람들로 구성된다. 자금세탁방지 전문가들에 대한 교육사업, 핀테크 업체에 대한 자금세탁 시스템 인증 사업, 회원관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6월 8일 만들어졌고 현재 인원은 총 44명이다. 매해 50명 이하로 선발할 계획이다.”

 

-요즘 가상화폐 논란과 함께 AML도 이슈가 되고 있다.

 

“가상화폐 수요 자체가 자금세탁에 많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마약대금이나 테러자금, 조세회피 등 자금세탁에 수단되는 위험이 높다. 당국은 가상화폐 시장 자체가 급속도로 과열됐기 때문에 법무부 소관으로 진정시키자는 입장이다. 한편 가상화폐는 전자적 형태의 자산이기 때문에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대원칙에 따라 소득세(법인세, 양도소득세 포함)를 부과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FATF에서는 머니 서비스 비즈니스(MSB)에 항목에 포함시켜 자금세탁을 방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도 앞으로 자금세탁 위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탈세나 각종 범죄행위에 수단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금세탁방지 전문가로서 업계에서는 한국 FATCA(해외금융계좌 신고법)의 대가로 불린다. 국민대 경영정보시스템(MIS)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AML과 MBA 석사 과정을 공부했다.

 

그는 현재 KEB하나은행 준법지원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새금융사회연구소 운영이사, 금융감독원 레그테크 포럼위원,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등 광범위의 이력을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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