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가계대출 비중 52% '사상 최고'
비은행 가계대출 비중 52% '사상 최고'
  • 연성주 기자
  • 승인 2017.11.1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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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 규제로 은행문턱 높아진 영향 …가계 부채의 질 악화 우려
가계가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의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은 총 682조8774억원으로 전체가계대출의 52%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최고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은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보험기관 등 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을 포함한다.
예금은행보다 대출 문턱은 낮지만 금리수준이 높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비은행,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 비은행,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비중 추이 (사진=연합)
지난 2006년 4분기 39.9%로 40%를 밑돌던 비은행,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2009년 4분기 44.2%까지 상승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하더니 2014년 1분기 50.1%로,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51.4%, 올해 1분기 51.9%에 이어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가계대출에서 은행 비중이 줄고 2금융권, 대부업체를 찾는 가계가 늘어난 것은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한층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출 정책이 유발한 풍선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여신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시행한 후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저소득, 저신용 계층이 2금융권, 대부업체로 손을 뻗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은, LG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15%였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6년 하락해 올해 1분기 8.1%로 떨어졌다.

그러나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5년 3분기 5.8%에서 올해 1분기 14%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문제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으로도 비은행 가계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모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에 기타대출 이자상환액을 고려한 신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등 모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따지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 시기도 내년 하반기로 앞당긴다.
정부로서는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대출 수요가 여전한 저소득, 저신용층은 돈을 빌리기 위해 금리가 높은 대신 대출 문턱이 낮은 곳을 찾아갈 수밖에 없게 될 수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 강화된 신 DTI 등 대출공급 억제 정책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며 "사업자금, 생계자금 등 대출 수요가 있는 저소득층이 대출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는 가계부채의 질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우려를 낳는다.
비은행권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가계의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조 연구위원은 "서민금융 확대는 또 다른 가계부채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정된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 증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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