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일본 제조업 혁신 부진의 교훈 고투입-저성장의 원인’
현대경제연구원, ‘일본 제조업 혁신 부진의 교훈 고투입-저성장의 원인’
  • 조경화 기자
  • 승인 2015.02.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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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은 ‘VIP REPORT’ 보고서를 발표했다.

문제제기, 일본 제조업은 고수준의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의 일본’, ‘제조의 일본’이라 불릴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 표준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시 약화되면서 경쟁 취약성이 노정(露呈)되고 있다.

현재 제조업을 원점에서 再고안하는 리셋(reset) 전략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로서는 일본 사례가 제조 혁신 방향을 설정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 연구는 일본 제조업의 혁신 활동을 투입과 성과 측면에서 살펴보고 국내 제조업의 혁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일본 제조업 혁신의 특징 : 투입(기술개발) vs 성과(실적) 측면

투입(기술개발) 측면
첫째, (연구개발비) 일본 제조업은 매출 축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 비중(2000년 3.7% → 2012년 4.1%)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으며, GDP 대비 기업R&D 비중이 2.6%(2011년 기준)로서 미국(1.9%), 독일(2.0%)등 경쟁국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혁신활동) 제조업체의 혁신 활동도 선진국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제조업체중 50.4%(‘09년~10년)가 혁신 활동을 수행했으며, 이는 독일 83.0%(’08년~10년)보다 낮지만, 프랑스(56.1%), 영국(48.2%)과 비슷하고, 한국(38.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셋째, (기술무역수지) 일본은 기술수출금액을 기술수입금액으로 나눈 기술무역수지배율이 2000년 2.4배에서 2012년 6.1배로 급증하여 강력한 기술력 보유를 입증하고 있다. (*2012년 기술무역수지배율: 일본 6.1배, 미국 1.4배, 독일 1.2배, 한국 0.5배)

성과(실적) 측면
첫째, (제조업 위상) 2000년대 들어와 일본 제조업은 매출액 대비 부가가치율(‘00년 21.9% → ’12년 18.5%), 국가GDP 대비 제조업 GDP 비중(‘00년 21.1% → ’12년 18.1%), 전산업GDP 대비 제조업 GDP 비중(‘00년 23.7% → ’12년 20.6%) 모두 하락하고 있다.

둘째, (시장점유율) 일본 주력 제품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전 제품은 2008년 43.4%에서 2012년 31.6%로 급락했다.

셋째, (첨단기술산업 위상) 특히 첨단기술산업은 ①수출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012년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었으며, ② 부가가치가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10년부터 전체 제조업내 비중이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제조업 혁신의 高투입 - 低성과 원인 : 시장 환경 측면에서 검토

일본 제조업이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재무 실적과 시장 경쟁력으로 직결되지 않고 있는데, 시장 환경과 관련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원인 분석을 해 볼 수 있다.

첫째, 개발 기술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수요 니즈(가격, 비가격 요소)에 맞는 제품 개발과 괴리가 발생되고 있다. 세계 수출 시장의 1위 품목수 추이를 살펴보면, 일본은 2000년 388개 품목을 정점으로 해서 점점 줄어들어 2012년 231개 품목으로 축소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이 약화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고품질, 고기능 니즈에 대응한 제품 개발로 인해 해외시장의 가격 니즈와는 부합되지 않아 나타난 결과로서 일본에서는 이를 제품의 ‘갈라파고스화’ 현상이라 부르고 있다.

둘째, 기존기술을 개량하는 데 기술개발이 집중되고 있어 수요를 유인해 시장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이 미흡하다. 일본 기업은 연구개발의 90%를 기존기술을 개량하는 기존기술형 개량형 연구(사업화기간: 3년 이내)에 사용하고 있고, 8~9%를 현시점에서 시장이 보이지만 기술 혁신이 요하는 시장개척형 연구(사업화기간: 5~10년), 나머지 1~2%를 기술적 난제로 인해 현시점에서는 시장이 불투명한 비연속형 연구(사업화기간: 10년 이상)에 투입하고 있다.

셋째, 일본은 경쟁국에 비해 높은 시장 규제로 인해 혁신을 유발하는 시장 환경이 낙후되어 있다. OECD에서는 상품시장규제(PMR: Product Market Regulation) 지표(0~6점 만점)가 낮을수록 혁신분야의 민간투자가 증진되고, 신규기업 진입으로 아이디어 창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PMR이 1.51점(0~6점)으로, 이는 미국(2008년 1.11점), 독일(2013년 1.21점), OECD평균(2013년 1.41점)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PMR 하위 지표중에 무역투자장벽(1.03점)이 OECD(0.50점)보다 높으며, 기업활동장벽 지표 중에서 기득권 보호 또한 높은 수준이다.

넷째, 일본의 제조업은 판매 기반의 취약성으로 인해 신규 기업 진입과 성장을 통한 혁신 유발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 제조업체의 개업률은 2000년대 중반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폐업률은 2000년대 들어 5%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 창업과 유지가 어려운 배경에는 자금 공급부족, 특허전략부재, 우수인재 확보와 함께 얼리어댑터 고객 발굴과 대량판매시장의 고객 획득 등 판매처 확보에의 어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기술 중심의 혁신은 제조 혁신의 필요조건에 불과하며, 시장 개발 중심의 혁신이 병행해야 필요충분 조건이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시장주도권 유지를 위해서는 첫째, 공급자 주도에 의해 양적투입으로 기술 개발 혁신을 이룩하는 Push형 혁신 뿐만 아니라 수요 유발을 강조한 Pull형 혁신을 목표로 제조 혁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둘째, 수요 유발형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동종 업종이 참여하는 수직형 뿐만 아니라 수평형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수평 생태계로서 사업인프라(소프트웨어, 통신)와 서비스(컨텐츠, 유통)의 간의 공동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외 제조·서비스업체와 공동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표준화 추진 강화가 요청된다.

셋째, 신산업, 신제품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기존 규제를 과감히 개편해야 한다. 현재의 무국경 시대하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로 인해 오히려 해외 업체에게 시장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 신사업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도록 규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넷째, 벤처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 시장(B2B 시장)과 함께 최종 소비자 시장(B2C 시장)을 개발, 활성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벤처 제조업 정책을 최종 소비자 대상의 ‘시장 자립형’으로 접근하고, 이에 필요한 시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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