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제조합, 방만경영 '끝판왕'
건설공제조합, 방만경영 '끝판왕'
  • 황혜연 기자
  • 승인 2014.04.24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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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돈잔치에 본업과 무관한 사업 및 '갑질' 논란까지
▲ 건설공제조합(대표 정완대)의 방만한 경영이 도를 넘었다. 조합원(건설업체)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업계를 지원하라고 만든 조합은 억대 연봉과 각종 복리후생으로 돈을 펑펑 쓰는 것도 모자라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본업과 무관한 사업을 하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 (자료사진)

건설공제조합(대표 정완대)의 방만 경영이 도를 넘었다.

조합원(건설업체)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업계를 지원하라고 만든 조합은 억대 연봉과 각종 복리후생으로 돈을 펑펑 쓰는 것도 모자라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본업과 무관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업계에서는 조합이 위기상황에 처한 조합원과의 고통 분담은 커녕 재원 낭비 및 관련시장 교란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건설공제조합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합은 세종특별자치시 내 부지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업무용지를 사들여 건설회관·오피스빌딩 신축 등 부동산 임대사업에 뛰어들 계획인 것이다.

이를 위해 사업타당성 분석 용역을 발주하고 부지매입 및 공사비용 예산 600억원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조합원을 위한 보증 및 공제업무 지원 등이 본업인 조합이 이처럼 전문성도 없는 수익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 2008년에도 사업다각화란 이유로 서울 은평뉴타운 PF사업에 투자했다가 관련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투자금 300억원 전액을 날렸고, 2009년에는 자금만 1300억원에 달하는 세종시내 골프장(세종GC)사업에 뛰어드는 등 본업과 연관성 없는 사업을 추진해 비난을 산 바 있다.

결국 부동산·건설경기 장기침체로 조합원이 줄줄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어도 이는 무시한 채 본업과 무관한 '돈벌이'에만 치중한 셈이다.

실제 시공평가순위 100대 건설기업 중 워크아웃(8개) 및 법정관리(10개) 중인 곳은 총 18개사이며, 이중 벽산건설은 이달 초 서울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내림으로써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반면 조합은 모두 조합원들을 위한 사업이라며 문제될게 없단 입장이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파이낸셜신문>과의 통화에서 "수입을 다변화 할 필요성이 있다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잇따라 2005년 부터 준비해온 사업"이라며 "수익을 많이 내려면 위험도 결국은 감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사업은 수익을 더 높여서 조합원들에게 배당도 더 해주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이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려고 노력을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는 위기에 처한 조합원들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사업에 투자하는 것 보단, 보증수수료나 융자이자 인하 및 특별기금조성 등을 통한 지원을 해주는 게 현실적으로 더 낫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조합은 이러한 지원에 대한 계획은 전혀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임직원 1인당 '급여+수당' 9천만원 '연봉잔치'

이 뿐만이 아니다. 이처럼 건설 업계가 연쇄부도 위기감이 높은 가운데, 조합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활용해 '돈잔치'까지 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급여로만 369억9916만원을 지급했다. 조합의 전체 임직원이 약 445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급여가 8314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여기에 연차수당(29억9536만원)과 가족수당(6억2994만원) 등 각종 수당까지 합하면 1인당 평균 보수는 9천 1백만원이 넘는다.

이는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지난해 공기업의 평균 보수(7천2백만원)는 물론 대형건설업체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실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업체 중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물산으로 8천714만원 정도다.

또 서울보증보험, 신용보증기금, 대한주택보증 등 비슷한 금융기관들과 비교해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 및 금감원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과 대한주택보증의 평균 보수는 각각 8008만원, 7453만원 정도다.

조합의 임금체계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이외에도 조합은 여비교통비(26억9402만원), 업무추진비(17억8960만원), 정보활동비(5억447만원), 회의비(7억7527만원) 영업활동비(3억5853만원) 등 경상경비도 상당하다.

이에 대해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알리오에 나와 있는 것은 기관마다 공시하는게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임금이 많다고 볼수는 없는 것 같다"며 "건설업체들보다 높은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공제조합은 최근 중소·중견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공사이행 보증서 발급 대가로 공제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일명 '꺽기(끼워넣기)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갑질' 논란까지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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