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무료 혈압측정' 미끼행사 논란
삼성생명, '무료 혈압측정' 미끼행사 논란
  • 황혜연 기자
  • 승인 2014.04.09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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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행사중인 '금융서비스 데스크'(왼쪽)와 수집하고 있는 '개인정보 동의서'.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이 '무료 혈압측정' 행사를 미끼로 고객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파이낸셜신문>이 취재한 결과 삼성생명은 지난달 부터 경기도 의정부 홈플러스 2층에서 '금융서비스 데스크'를 만들어 놓은 후, 마트에 물건을 구입하러 온 고객들을 상대로 무료로 혈압체크를 해주고 가입한 보험에 대해 상담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금융서비스 데스크에는 '무료로 혈압을 측정할수 있어요',‘가입하고 계신 보험에 대해 완벽하게 분석해드립니다. 실손 연금 암 저축 종신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등이 적혀있다.

고객들은 무료로 혈압측정을 받고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부담없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고장나서 작동되지 않는 혈압측정기를 가져다 놓고 몇일 째 '배터리가 없다'고 둘러댄 채 '배터리 충전되는 동안 가입해둔 보험을 분석 해주겠다'며 고객들을 유인했다는 것이다.

A 고객은 "무료로 혈압측정을 해준다 해서 측정도 하고 가입해둔 보험 분석도 받을 겸 갔는데 측정기가 고장나 있었다"며 "설계사가 '배터리가 없어서 그러니 보험에 대해 알아봐주는 동안 충전시켜 해주겠다'고 말해 개인정보 동의서를 작성하고 30분가량 보험 상담을 받았는데 끝까지 측정기가 작동이 안돼 결국 혈합측정은 못했다. 뭔가 낚인 느낌이다"고 말했다.

특히, 상담 전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을 조회한다는 명분으로 개인정보 동의서 작성을 요구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동의서에는 ‘실손 의료비 보장·금융상품 가입현황 조회 및 가입설계를 위한 개인(신용)정보 등의 처리 동의서’라는 제목으로 성명과 성별, 생년월일, 집주소, 이메일주소, 휴대폰번호는 물론 심지어 자녀수, 부모 연령, 가족동거여부 등의 개인정보까지 상세히 기재하도록 돼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규제 방침 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마구잡이로 고객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결국 혈압측정을 하거나 가입한 보험 상품에 대해 알아보려 했던 고객은 혈압측정은 하지도 못한 채 자신의 개인 정보만 제공한 셈이다.

수집된 개인정보는 고스란히 보험사의 영업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B 고객은“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고 각종 대책마련에 부심한 상태인데도 보험사가 영업에만 혈안이 돼 혈압측정을 미끼로 개인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다”며 “말만 보험 분석이지 결국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얄팍한 상술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기계가 고장날 수도 있는 것이고, 혈압측정이야 약국이나 병원에서도 쉽게 받을 수 있는 건데 그거 받자고 개인정보 내놓는 사람이 어딨겠냐"며 "개인정보도 법을 준수하려고 받고 있고, 강요한 적도 없기 때문에 문제 될게 없다"고 해명했다.

소비자단체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을 때, 각각의 동의 사항을 구분해, 이를 소비자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며 "삼성생명의 개인정보 수집 방법에 대해 유인행위로 볼 수도 있다"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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