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회사채 금리와 은행 대출금리 간 격차 확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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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회사채 금리 상승과 발행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자본시장팀 최재훈 차장과 나영인 과장이 30일 내놓은 ‘회사채시장의 현황과 평가’ 보고서에서 “선진국이 예상보다 빠른 출구전략을 실행할 경우 회사채 투자를 늘린 금융기관이 금리 상승 충격에 취약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07년 말 142조3000억 원이었던 회사채 발행잔액(민간기업 기준)은 작년 말 223조6000억원으로 1.6배 늘었고, 같은 기간 기업의 자금조달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18.3%에서 20.3%로 커졌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장기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다 회사채 금리와 은행 대출 금리 간 격차 확대로 회사채 발행이 증가했다”고 최 차장은 설명했다.
또한 “기업의 은행 대출이 위축되고 기관투자가의 장기채권 수요가 증가와 국채 대비 우량 회사채의 투자매력 제고 등 회사채 수요와 공급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회사채 발행 확대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회사채 시장의 성장은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 다양화와 조달비용 절감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면서도 “은행 대출에 비해 금리 변동성이 높은 데다 유동성이 낮아 기업 자금조달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금리 변동성에 따른 잠재리스크가 그 만큼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회사채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회사채시장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중소·중견기업이 발행할 수 있는 고수익채권(high-yield bond)시장을 활성화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적격기관투자자(QIB) 제도 개선을 통한 시장조성자 육성과 고수익채권전용펀드 도입·담보부채권 발행 유도 등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 제고를 제시했다.
또 선진국의 출구전략 등으로 회사채 발행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 연준 버냉키 의장의 의회출석 발언 이후로 출구전략 조기시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자 국내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 차장은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채권보유를 확대하면서 금리 변동에 민감한 편”이라며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증가와 발행여건 악화에 대비해 미시 및 거시건전성정책의 적절한 운영을 포함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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