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그룹 세무조사···새 정부 첫 ‘불법증여’ 신호탄
동서그룹 세무조사···새 정부 첫 ‘불법증여’ 신호탄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4.0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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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계열사 성제개발, 일감 몰아주기 의혹 집중 조사
동서측 “정기세무조사일 뿐”

국세청이 국내 식품업계 7위인 동서식품과 ㈜동서 등 동서그룹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동서식품과 ㈜동서 사옥 사무실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요원을 투입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동서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는 박근혜 정부 들어 불법 증여 의혹이 있는 대재산가에 대한 첫 번째 특별 세무조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세청은 동서그룹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이익을 올렸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0~2011년 사이 김상헌 회장과 장남 김종희 상무간의 지분증여 과정과 건설부문 계열사인 성제개발의 내부 거래 급증 과정 등이 집중 조사 대상이다.

또 주주 배당성향이 높은 계열사인 동서식품과 성제개발 등의 자금흐름을 함께 추적중이다.

국세청은 이미 일부 탈루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은 최근 10년간 50%씩 지분을 가진 미국의 크래푸트푸드와 동서에 9800억원을 배당했다. 동서의 지분을 70%보유한 회장일가에 대한 배당금만 이 기간 3000억원을 웃돈다.

동서그룹은 주력사인 동서식품과 동서식품에 포장재와 차(茶)를 납품하면서 지주회사 역할도 겸하는 ㈜동서 등 9개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주력 회사인 동서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5600억원을 올렸으며, ㈜동서는 지난해 매출 4200억원 규모다.

국세청이 주목하는 계열사는 성제개발이다. 이 회사는 동서그룹 창업자인 김재명의 손자인 김종희 ㈜동서 상무를 비롯한 친·인척 3명이 지분 56.9%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회사다. 지난 몇 년 사이 관계사 매출비중이 50%대에서 90%이상 까지 치솟고 배당률이 높아져 ‘일감 몰아주기’의혹을 받았다.

성제개발은 2012년 매출의 44%인 60억원을, 2011년에는 매출의 94%인 178억원을 그룹 내 계열사 일감을 통해 얻었다. 계열사들은 물류창고 등을 지을 때 대부분 성제개발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성제개발은 2011년 회계연도에는 순이익 22억원의 68%인 15억원을 대주주 등에게 배당했고, 2012년도에는 순이익의 88%인 7억5000만원 배당을 결정한 상태이다.

국세청은 성제개발이 계열사 일감을 받아 매출을 늘리면서 이익을 올리고, 이익의 상당 부분을 대주주인 오너 일가에게 배당을 통해 돌려주는 과정에서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또한 동서식품 제품을 수출하는 ㈜동서의 해외 거래에 대해서도 중점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엔 연 매출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해 오너의 불법 증여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서그룹은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4년만에 한번씩 진행되는 정기세무조사라는 입장이다.

동서그룹 측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며 “지난 2009년에 받은 만큼 세무조사를 받을 때가 된 것에 불과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동서는 식자재 전문 유통업체로 동서식품과 동서유지, 동서물산, 대성기계, 성제개발 등의 관계사를 두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4일 ‘지하경제 양성화’를 목표로 음성적으로 부를 축적하고 증여한 대재산가 51명과 국부유출 역외탈세 혐의자 48명, 불법·폭리 대부업자 117명, 탈세혐의가 많은 인터넷카페 등 8건 등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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