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화재 초동조치 미흡…안전관리 도마위
포스코, 화재 초동조치 미흡…안전관리 도마위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3.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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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파이넥스 1공장 화재 발생 공장가동 중단
▲지난 22일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1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화재 발생 당시 불길과 연기에 휩싸인 사고 공장 모습.

포스코의 허술한 안전점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2일 밤 폭발 사고를 일으킨 경북 포항제철소 용융로는 사고 이틀 전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는 20일 파이넥스(finex) 1공장 용융로 내부의 이상 유무를 감지하는 센서에서 이상 신호를 보내와 22일 오전 4시까지 가동을 멈추고 점검을 했었다고 24일 밝혔다.

이틀간 점검을 끝내고 재가동한 지 16시간 만인 지난 22일 오후 8시10분쯤 폭발로 인한 화재를 일으킨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안전점검과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재가동된 것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밤 8시 10분쯤 경북 포항시 동촌동 포항제철소 내에 있는 파이넥스 1공장에서 조업 중 용융로에 있던 철강 부원료인 적열코크스가 대풍구 주변의 미세한 틈새로 유입되면서 화재가 났다.

이 사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외주업체 직원 1명이 연기를 흡입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공장 내부에는 근로자 10여명이 있었지만 폭발음과 함께 대피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용융로에 1천500℃ 고온으로 열기를 불어넣는 대풍구에 균열이 발생했고, 이 틈새로 뜨거운 쇳물이 흘러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대풍구 틈새의 균열 원인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인해 구리 재질인 1m 길이의 풍관 1개가 손상됐으며, 불이 공장 외부로 번져 외벽에 부착된 가로 1m, 세로 2m 크기의 컬러시트 60여장이 불에 탔다. 또 공장 인근으로 불똥이 튀면서 주차해 있던 차량 3대의 일부가 불에 타는 등 500여만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상황과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사고 안전불감증 문제는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파이넥스 공장에서만 거의 매년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파이넥스 1공장은 성형탄 설비에서 불이나 직원 3명이 다쳤다. 2010년과 2011년에는 파이넥스 제철소에서 2km 이상 떨어진 아파트의 베란다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포스코가 작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해 및 안전사고의 예방에 철저히 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지 4일 만이라 충격이 더 크다.

포스코는 지난 18일 “최근 국내 공업단지와 산업단지에서 화학ㆍ폭발물질로 인한 중대사고가 이어져 대형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포항제철소는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향상시키는 활동을 강화하고 작업현장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재해 없는 일터, 안전한 직장을 만들기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삼성 화성사업장, 경북 구미 LG실트론 공장,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화학공장 등에서 사고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

포스코도 대대적인 홍보했던 것과 달리 사고가 발생해 대기업 안전사고 불감증 문제에서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와 기업 경영진들은 안전사고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후 8시10분께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포항제철소 자체 소방대는 용융로에서 흘러나온 코크스(쇳물 원료)가 뿜어내는 고열과 고온으로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열 화재 소방장비 ‘전무’

한편 화재 당시 자체 소방대가 초기 진압에 실패한 것은 화재 특성에 맞는 장비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지난 22일 오후 8시10분께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포항제철소 자체 소방대는 용융로에서 흘러나온 코크스(쇳물 원료)가 뿜어내는 고열과 고온으로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초동진화를 위해 가장 먼저 도착한 포스코 자체 소방대의 경우 일반 화재 보다 수십배 더 뜨거운 고열로 현장 접근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소방서가 보유한 무인방수로봇과 특수장비인 고성능화학차 등을 투입하고서야 화재발생 2시간여 만인 오후 10시10분께 완전 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인방수로봇은 고열 화재에 대비, 도입한 특수장비로 소방관이 사용하는 관창(물호스) 보다 2배가량 긴 50m까지 물을 뿜어낼 수 있으며 복사열 500도에서 60분 간 진화작업을 할 수 있다.

현재 포항지역에는 남부소방서 제철119안전센터에 무인방수로봇과 고열 화재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내폭화학차(특수소방차)가 배치돼 있다.

이 장비는 고열·고온 화재사고 때 현장 접근이 수월하며, 열기를 막아주는 운전석에서 리모콘으로 방수포 등을 작동시켜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특수장비가 국가기간산업현장인 포스코에 없는 것으로 밝혀져 화재 대응에 소흘 했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포스코 자체소방대가 보유하고 있는 소방장비는 일반 펌프차와 유류화재 등에 대비한 화학차량이 전부이며, 제철소의 특성상 유류화재 보다 일반 화재 발생빈도가 높아 물로 진화할 수 있는 장비가 대부분이다.

소방 전문가들은 “일반 화재와 달리 엄청난 고열을 내뿜는 파이넥스 화재와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한 소방 관계자는 “현재 일선에 배치돼 있는 내폭소방차의 경우 10년가량 된 장비이지만, 일반 소방차량 보다 4~5배 비싸 교체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가 밀집해 있는 곳을 관할하는 포항남·북부 소방서에는 소방관 접근이 어려운 공장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무인방수로봇 1대와 내폭화학차 1대가 배치돼 있다.

◇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 복구 완료”

더불어 지난 22일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포항제철소내 파이넥스 1공장의 정상가동에는 2~3일이 걸릴 전망이다.

24일 포스코에 따르면 안정성에 근본적인 문제는 없다며 사고 수습도 대부분 완료됐으며, 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은 화재 발생 이틀만인 24일 손상된 풍구를 복구, 관계기관의 승인을 얻은 후 순차적인 테스트 과정을 거쳐 조만간 정상조업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5일 “파이넥스 내부에 산소를 주입하는 26개의 대풍로중 1개가 피해를 입었으며 파이넥스 본체에는 이상이 없다”며 “수백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지난 24일 이미 복구가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정상가동이 가능하지만 고용노동부 등 관련기관의 조업 재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넥스 1공장은 데모플랜트로 생업량이 제철소내 타 고로에 비해 많지 않아,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여유가 있는 타 고로에서 증산이 가능해 포항제철소의 전체적인 생산량에는 전혀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지난 22일 오후 8시 10분께 발생한 포항제철소 파이넥스1공장 화재는 용융로에 열원을 보내는 대풍구안에 들어가 있는 원료의 상태가 고르지 못해 트러블이 생겨 풍구 주변의 손상된 미새한 틈새로 적열코크스(가열돼 달아오른 코크스)가 유출되면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포스코측은 보고 있다.

불이 난 파이넥스 1공장은 2003년 5월 연간 조강생산 60만t의 데모플랜트 공장으로 준공돼 가동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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