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전시 승용차 잘못 사면 큰코 다친다
외제 전시 승용차 잘못 사면 큰코 다친다
  • 유성용 기자
  • 승인 2010.10.11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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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벤츠등 잦은 고장에 재생엔진 교체,속여 팔기도


국내에 수입되는 외제차가운데 전시과정을 거친 후 판매된 수입 차량에 대한 불만이 들끓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전시차량의 경우 품질이 고르지 않은 데다가 고장이 발생할 경우 원인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출고 받자마자
주행과 밀접한 결함이 발견되는 가하면, 소음 등의 자질구레한 결함을 보이던 차량이 3년 만에 변속기를 통으로 갈아야 하는 고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다수 피해자들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 등 국산 자동차회사 제품들을 구매하려다가 싼 맛에 수입 전시차를 산 사람들이다. 수입 전시차를 새 차로 속아 샀다가 뒤늦게 알고 낭패를 당하는 소비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최근 접수된 대표적인 피해 사례를 정리한다.

전시차량 샀다가 홧병 생겨

인천 송도동의 박 모(남.38세)씨는 지난 5월 볼보코리아(대표 석위수)로부터 c70 컨버터블 전시차량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입했다.

c70 차량이
모델 체인지 될 것이란 소식에 올 초부터 기다려왔던 박 씨는 연말이나 돼서야 신 모델이 들어올 것이란 볼보 측의 안내를 믿고 기존 모델을 전시차량으로 구입했다고.

그러나 2011년형 c70 모델은 연말이 아닌 8월 국내에 출시됐다.

무엇보다 박 씨를 화나게 한 것은 c70 전시차량의 품질 문제였다.

출고 첫날 박 씨는 핸들이 오른쪽으로 쏠려 있는 점을 발견하고 차량 교환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씨는 "
서울 성수동과 인천 지역 서비스센터에서 총 3회 수리를 받았지만 핸들쏠림 현상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보코리아 측은 품질
보증 주행거리를 10만km까지 늘이고 보증기간을 2년 연장하는 보상안을 제안해 왔다.

박 씨는 이를 거절하고 차후 다른 결함이 발생할 경우 차량을 교환해 주겠다는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볼보 측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얼마 뒤 박 씨의 차량에서는 브레이크 페달과 핸들이 심하게 떨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정지 상태에서 핸들을 돌리면 rpm이 오르기까지 했다고.


그러던 중 박 씨는 주행 중 움푹 파인 노면에서 차체 하부가 손상되는 사고를 겪었다. 출고 한 달 만의 일이었으며 이는 본인 과실이었다.

박 씨는
보험 자차로 사고처리를 하며 지금껏 속 썩여 왔던 엔진까지 교체했다. 핸들쏠림 문제 해결을 위해 타이어와 휠도 모두 갈았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센터 직원으로부터 '휠이 휘어져 있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또 수리이력서를 통해 사전 안내 없이
재생엔진으로 교체됐음을 알게 됐다.

박 씨는 "핸들쏠림, rpm 문제 등 모두 볼보 측이 보증수리 해줘야 하는 부분임에도 책임을
회피해 할증을 무릅쓴 보험처리하게 됐다"며 "2천여만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분개했다.

이후 볼보로부터
조건부 차량 교환 제안을 받았다. 기존 차량을 중고처리하고 차액을 내면 새 차로 바꿔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처음부터 결함이 있는 차량을 구입해 불편함을 겪었던 박 씨로서는 볼보 측의 제안을 선뜻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볼보코리아 측은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다소 과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c70이 2009년 출고됐으며 몇 달 간 전시된 차량임을 박 씨가 알고 구매했다"며 "핸들이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휠얼라이먼트 조정 수리를 해 출고했으나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해 2차례 더 수리가 이어졌다"며 "타이어 및 휠 손상은 출고 후 제기된 문제기에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차 도입 시기를 속였다는 주장에는 "스웨덴 본사의 출고 스케줄이 변경돼 연말이 아닌 8월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재생엔진을 사용했다는 불만에는 "재생엔진이라 표현된 것은 맞지만 개념이 다르다"며 "스웨덴 본사에서 엔진
소재를 녹여 다시 만든 것으로 성능테스트까지 마친 신제품과 다름없다"고 답했다.

또 이 관계자는 "출고 초기의 핸들쏠림현상은 차체 하부가 손상되는 사고 이전에 수리가 완료됐다고 판단하기에 박 씨의 보증수리 언급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박 씨가 2011년 신차를 기존에 구매한 c70과 마찬가지로 30% 할인한 가격에 요구하고 있어 차액을 안내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3년 만에 변속기 고장, 알고 보니 전시차?

전시차량을 구매해 불편을 겪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구입 3년 만에 변속기 고장으로 수천만원의 수리비 폭탄을 맞은 사례도 있다. 사고 처리 과정에서 2년 묵은 전시차량을 구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시흥시 월곶동의 이 모(남.47세)씨는 최근 주행 중 차량고장으로 변속이 되지 않는 바람에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벤츠 서비스센터 측은 변속기에서 쇳가루가 검출돼 전체를 갈아야 한다며 2천만원의 견적을 제시했다.



문제의 차량은 독일 명품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플래그십 모델인 s500. 가격이 2억7천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모델이다.

구입 초기부터
히터 오작동, 소음 등 자잘한 문제가 많이 발견됐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에 이 씨는 차량을 판매했던 딜러를 추궁하던 중 s500이 신차가 아닌
전시 차량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씨는 "
벤츠코리아 측에서는 ‘2005년 생산 된 차량인데 무상보증 기간 운운하느냐'라는 이야기를 하더라"며 "이는 만들어진 지 2년 된 재고 차량을 신차로 구입했다는 소리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구입 당시의 기억을 되살린 이 씨는 "원하는 외장
칼라를 고를 때 '곧 독일에서 선적될 것'이란 안내를 들었다"며 딜러가 자신에게 새 차로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씨는 s500을 판매했던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측에 수입면장을 요청한 상태며, 추후 경찰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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